2009년 06월 04일
노무현 전 대통령이 내 준 숙제하기 #3
Part 1. 국가 권력 vs 개인

(부제: 공권력의 존재 이유는 절대적으로 선한가?)
이어지는 글입니다.

4. 공권력의 견제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와 관련된 여러 사건들에 대해, 특히 공권력의 남용 방지에 대한
정치적 논의도 전개 되고 있는 듯 합니다.
대체로 참여정부가 추진하였으나 성과를 거두지 못했던
공수처및 상설 특검의 도입, 피의 사실 공표 금지법의 강화, 검찰의 기소독점주의개선, 검사동일체의 원칙 변경 등을 그 골자로 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이러한 정치적 논의 자체는 실상, 강화된 공권력의 분산을 의미하지, 공권력 자체의 약화를 의미하지 않습니다.
저같은 보수주의자에겐 그저 '조삼모사'로 보일 뿐입니다.

실질적으로 필요한 것은, 공권력이 '개인' 자체에 대해 두려워하고, 사유화된 공권력을 사용하는 '개인'이, 다른 '개인'에게 함부로 공권력을 쓰지 못하게 만드는 다른 제도를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공권력의 남용이란건, 사유화된 공권력을 헌법과 법률을 무시하고 다른 개인에게 폭력적으로 행사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지, 공권력이 너무 한 곳에 집중되었다고 해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공권력의 남용에 대한 견제를 공권력의 집중에 대한 분산으로 해결하려는 건 해결 방향이 다른게 아니라 틀린 겁니다.
이에 대해, 보수주의자의 입장에서 공권력을 견제할 수 있는 두가지 방안 정도를 언급해 보겠습니다.

4-1.
징벌적 배상제

예를 들어 봅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국민장때 촛불을 켜고 가다가 경찰에게 제재를 당했습니다. 이것은 헌법에 명시된 통행의 자유, 신체의 자유, 의사 표현의 자유를 국가로부터 제한받은 것입니다. 앞서의 글에서 언급했지만, 이것을 소송을 통해서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지만, 결과에 비해 너무 많은 시간과 정력이 낭비되는게 지금의 현실입니다.

하지만, 이런 소송을 통해 1억 이상을 받을 수 있게 되면 어떻게 될까요?

미국이 소송의 천국이 되는 이유 중에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이 제도에 있습니다.
우리 나라에서 흔히 싸울 때 '법대로 하자'란 큰 목소리를 많이 듣게 되는데, 미국에서 그랬다간 잘못하면 골로 갑니다. -_-
즉, 개인이 가지고 있는 헌법에 보장된 권한은 그 가치가 매우 크기 때문에
공권력, 또는 공권력을 가진 개인이나 단체가 임의로 그 제한을 판단할 수 없게 합니다.
하지만 공권력이라는게 원래 공격성과 개인에 대한 우월성을 기본 성격으로 하기 때문에
우리 나라처럼 '개인의 권한'을 멋대로 제한하는 현상이 자주 발생하는 것이죠.

하지만, 징벌적 배상제도가 생기면 당연히 국민들은 적극적으로 소송을 제기할 것이고
국가의 입장에서는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상황을 최대한 자제하게 될 것입니다.
즉, 공권력 스스로가 '돈이 무서워서' 자제를 하게 되는 것이지요.
자본주의 국가에서 '돈'만큼 위력을 발휘하는 것은 없습니다.

또 다른 장치로 공권력의 명령 체계에 이러한 징벌적 배상제로 나간 세금을 링크하는 것입니다.
즉, 이번에 명령체계가 이명박 - 강희락 경찰청장 - 주상용 서울경찰청장 - 기타 연대장 순이었습니다.
징벌적 배상제가 있어서 합법적인 개인의 권한에 대해 불법적이고 폭력적인 공권력의 남용이 있었다면
그러한 공권력에 개인의 권한을 침탈 당한 모든 분들이 소송을 제기할 것이고
그에 따라 징벌적 배상을 받게 되었을 때 그 배상금액에 따라,
강희락 (- 90억), 주상용 (-35억), 기타 연대장 김모씨-_- (-10억) 등등... 이렇게 링크를 거는 것이지요.
즉, 이들이 명령체계의 상위에 있을 때 얼마나 많은 세금을 쓸모없이 낭비했는지 모여줌으로써
개개인의 성과급에 반영을 하게 만듭니다. 당연히 승진과 고과에 반영을 시키게 되구요.
이렇게 되면 아마 경찰들도 헌법과 법률에 대해 진심으로 경외의 눈빛을 보낼 겁니다. -_-)/

이러한 경우는 검찰의 피의 사실 공표 개드립에도 적용하면 됩니다.
검색하다 보니
박주선민주당 의원은 검찰에 3번 구속되었는데 3번다 무죄를 받았군요. -_-a
제가 알기로 박주선 의원이 구속되었을 때마다 피의사실 공표로 인해 거의 죽일 놈이 되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근데, 무죄네요?
아시다시피 우리나라 언론에서는 구속은 속보로 전하지만 무죄 판결은 뉴스로 나오지도 않습니다.
그러므로, 여론과 명예를 중시하는 사람들에게 이런 경우는 거의 사망선고와 다름 없지요.
무죄 받아봐야 일반인의 머리 속에선 구속되었던 사람일 뿐이지요.
이런 부분에서도 징벌적 배상제를 도입해서, 구속했던 검사들에게도 동일하게 배상액을 링크시키면 됩니다.

공권력도,
돈의 힘앞에서는 고개를 숙이는게 자본주의 사회니까요.

4-2. 개인의 강화

실현 가능성이 없지만, 보수주의자의 입장으로써 쎈 내용도 덧붙이겠습니다.
미국에서는 어떠한 공권력도 개인에게 물리적으로 다가가는 걸 신중하게 생각합니다.
이유는 단 하나, '총'이 무섭기 때문이지요.
미국은 총기 사용이 합법적인 국가입니다. 각 주마다 사용 및 소유/소지에 대한 제한이 다르기는 하지만, 개인의 방어를 위해 총기를 구입하고, 집에 보관하는 정도는 '개인의 당연한 권리' 정도로 생각합니다.
이러한 부분은 서부개척시대에 국가 및 정부로 보호받지 못한 상황에서 개척지에서 스스로 개척 생활을 하며 스스로를 보호하던 전통이 남아있어서 그렇다고 보여지는 것인데,
개인의 무장(
裝)이 합법화 됨에 따라, 공권력 자체가 개인을 두려워하는 원인을 제공하게 됩니다.
즉, 법보다 주먹이 가까운 공권력의 남용이, 실제 법보다 총이 가까운 개인과 만날 수 있기 때문에 공권력 스스로가 자제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되는 것입니다.

용산 사건을 비롯하여 여러 재개발 관련 철거 이슈가 터질 때마다, 용역 깡패의
무법적인 난동은 익히 잘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과연, 철거민이나 세입자들에 한명이라도 '총'으로 무장했을 때, 그들이 접근이나 가능했을까요?
저 유명한 '다구리에 장사 없다-_-'라는 말이 존재하지만,
공권력 뿐만이 아니라 집단적인 폭력 세력에게 개인이 맞설 경우에 '총'이라는 무기가 개인에게 있다면
그 순간부터는 집단과 개인이 그저 팽팽한 균형을 맞추게 됩니다. 설마, 목숨 걸고 용역 깡패짓하는 애들은 없겠지요....
이런 상황에서 문제나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대화'밖에 없습니다.

한걸음 더 나가서,
우리 나라에서 개인의 무장이 가능하다고 한다면
전두환이나 노태우가 지금처럼 버젓이 대로를 활보하고 있을까요?
강풀의 만화
[26년]에서도 결국 최종적으로 목표를 달성하는데 핵심적인 인물은 '총'을 가진 미진이었습니다.

실제적으로 우리 사회에서 '총의 사유화'는 실현 불가능한 일이지만,
개인의 힘이 어떻게 공권력과 동등한 위치에 놓이게 되었는지 미국의 예로 살펴본다면
'총'으로 대변되는 '공권력과 동등한 수준으로의 개인의 강화' 부분은 분명 어느 선에서는 논의가 되어야 된다고 봅니다.

5. 공화국에서의 공권력

공권력이란, 공화국의 시민들이 갈등을 조정하고 질서를 유지하며 국체를 보존하기 위해 위탁한, 공적인 힘이자 개인의 보호 수단입니다.
하지만 공권력을 집행하는 당사자들이나 명령권자들이 개인의 영달 및 소수 집단의 이익을 위해 그러한 공권력을 사유화 한다면,
공권력은 그저 거대한 폭력일 뿐입니다.
그러므로 국가에서 관리되는 공권력은, 국가의 구성원이자 주인으로써의 개인에게 헌법과 법률에 명시된 상황에서만 발휘되어야할 최소한의 힘이며, 잘못 관리되어진 공권력에 대한 책임을 국가에서 다시 지어야 하는 보완점이 명백히 드러나야 하는 존재입니다.

사유화된 공권력과 그에 편승한 언론을 통해 전직 대통령이 정치적인 타살로써 자살을 선택하고,
그를 추모하는 '개인'들이 다시 사유화된 공권력에 의해 억압받는 우리 사회는 분명 민주주의 사회라고 볼 수 없습니다.
이러한 공권력이 제대로 발휘되고 제대로 보완이 될 때, 우리 나라 민주주의가 한발 전진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분명, 이 부분에 대하여 참여정부 시절
고민했을 겁니다.

공권력에 대한 숙제는 이정도로 갈무리하고, 생각나면 업데이트나 하겠습니다.

정리되는 대로 다음번에는 [정치와 돈]에 대한 숙제를 해야겠습니다.

by 생강아저씨 | 2009/06/04 07:07 | 시사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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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J H Lee at 2009/06/04 09:44
개인의 강화는 글쎄요...

과거라면 모를까 현대 사회에선 무의미하다고 생각합니다.


공권력이 투입할 수 있는 무력과 개인이 투입할 수 있는 무력에는 너무나 커다란 격차가 있습니다.

본문에 나온 미국의 경우도 개인의 무장 수준을 크게 제한하고 있습니다.


뭐 미국의 경우에야 법이 빡빡하니 경특같은 수준의 전투경찰들이 쉽게 행동하지 않겠습니다만..



우리나라는 상황이 다릅니다.



용산에서 있던 일을 생각해 보겠습니다.

그들이 권총을 들고 저항하면 자동화기와 방탄장비로 무장한 경특이 들이닥쳤을겁니다.



결국 필요한 것은 개인의 무장이 아니라 공권력을 제한할 수 있는 제도의 마련입니다.
Commented by 생강아저씨 at 2009/06/12 22:11
본문에 언급 드렸지만, 개인의 무장은 저도 회의적입니다. 국가의 탄생 배경에 저희도 카우보이-_-같은 문화가 있었으면 가능했겠죠... 현재 공권력의 운용에 대해 논의하고자 원론 수준의 얘기를 언급한 것입니다. 공권력의 제한에 대한 제도 마련에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PS: 늦은 답글 죄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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