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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급

*김규항 블로그 gyuhang.net의 글 중 '계급'에 트랙백을 걸려고 했던 건데 걸리지 않아서 그냥 올림.

한국 사회의 가장 큰 문제는 '계급의식의 결핍'이다. 사회 문제는 기본적으로 계급 간의 문제인데 사회를 계급으로 보는 사람들은 거의 없으니 사회 문제에 대한 온갖 요란스런 논의는 모조리 헛소리가 되어버린다. '대한민국은 하나'라는 거짓 레토릭이 정당한 현실 비판을 먹어치워버리며 결론은 언제나 '국익'이다. 국익이란 실은 존재하지 않는다. 계급 사이에는 이해관계의 모순이 있는데 어떻게 ‘모든 계급을 아우르는 이익’이 있을 수 있는가. '국익'이란 실은 '지배계급의 이익'의 거짓 표현일 뿐이다. 계급의식이 결핍된 상태에서, 지금 한국처럼 대다수 인민들이 '계급의 이익'이 아니라 '국익'에 열중하는 상태에서 사회 진보는 불가능하다. 한국 사회의 진보는 무엇보다 인민들의 계급의식이 얼마나 늘어나는가에 달려있다. 그러나 유구한 반공주의 파시즘의 역사를 가진 한국에서 '계급'이라는 말은 여전히 '빨갱이들의 말'이며 혐오어다. 그래서 '노동자'라는 말이 '근로자'로 대체되듯 계급은 계층이라는 말로 대체되곤 한다. 많은 사람들이 계급이라는 말에 거부감을 갖는다. 특히 상층 지배계급에 속하는 사람들은 계급이라는 말에 대한 거부감을 매우 공격적으로 표시한다. "당신 여전히 계급의식으로 세상을 보나!" 그러나 그런 사람들도, 아니 그런 사람들일수록 제 삶에선 계급의식에 철저하다. 이를테면 번듯한 배경을 가진 청년이 보잘것없는 처녀와 결혼하려할 때 그들은 (계급의식을 근거로) 말한다. "안 맞아." 그들은 계급의식을 거부하는 게 아니라 인민들의 계급의식을 거부하는 것이다. 인민들이 더 이상 '대한민국은 하나'가 아님을 깨우칠 때, 대한민국을 계급으로 나누어보기 시작할 때 그들의 파국도 시작된다는 걸 그들은 안다. 그들은 정말이지 계급적이며, 그래서 그들은 지배한다.

언론과 미디어는 "중산층"이란 개념을 창출하면서 계급간의 갈등을 희석시킨다.
실제적으로 중산층은, 없다.
라퓨타처럼, 존재하지도 않는 것을 있다고 주장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그 속에, 그 것에 대해 스스로 함몰하도록 강요한다.
스스로 중산층이라고 믿을 때, 자신은 더이상 인민이 아니며 지배계급의 문턱까지 다다른 "예비" 지배계급이라고 자아도취 되었을 때, 자신의 계급을 부정하게 되지만, 실제적으로는 지배 계급으로 부터 이용과 배제를 당한다.
지배 계급이 되었던 경험이 없기 때문에, 그들은 지배 계급으로 부터의 이용 당함 마저도, 지배 계급으로의 합류가 가시적인 증거라고 오해하게 된다.

지배 계급의 배타성과 집요함 그리고 그 계급의식은 인민과, 중산층이라는 허깨비로 포장된 pseudo 지배 계급의 상상을 초월한다.
 

by 생강아저씨 | 2007/01/03 11:47 | 시사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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